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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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4.12.18 10:09
  • 호수 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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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썰매를 가지고 들에 가서 친구들 하고 재매있게 놀았던 생각이 난다. 눈이 오면 아버지 생각이 난다. 아버지가 보고 싶다. 영순이 하고 언년이 하고 셋은 매일 눈만 뜨면 만나서 살았다.
지금 생각하니 그 친구들이 보고 싶다.
"영순아 보고 싶다. 어디에 살고 있니. 한 번 만나고 싶다"
니가 삶아주던 고구마가 먹고 싶다. 무김치하고 먹었던 무청 김치가 무척 먹고 싶다.
영순이 너는 참 정이 많았는데 어디서 잘살고 있겠지 보고 싶다. 영순아!
"언년아 지금도 논산에 살고 있니. 한번 만나고 싶다. 너도 이제 할머니가 돼 있겠지?"
옛날에 새집마당에서 술래잡기 하다가 장독 뚜껑을 깨고 도망을 가던 생각이 난다. 언년아 보고 싶다.
홍종예(63, 보은 교사, 흙사랑 한글학교)


일기
2014년 11월 22일
오늘은 아침먹고 아들하고 김장할라고 *배차를 뽑았다. 하루종일 뽑았다. 무도 한 골 심었는데 무 하나가 어찌나 굵던지 애들 머리하나 만큼 하다. 무가 어떻게 야물고 단지 몰라요. 알타리도 뽑고 하루종일 뽑았다. 밥 먹을 새도 없이 동당거리도 부자가 안되는데 김장이라도 즐겁게 해놔야지 내가 흙사랑 학교도 다닌다. 학교 안간지도 몇 주 될 것 같다. 열심히 다녀도 못하는데 만날 빠진다. 이제 김장을 해놓으면 열심히 다닐 것이다.
*배차 : 배추
장종남(83, 산외 동화, 흙사랑한글학교)


겨울놀이
옛날에는 숨바꼭질 놀이하고 오재미 놀이도 하고 들에 가면 논에 얼음에 있어 썰매도 타고 놀았다.
옛날 어릴 때는 신발이 고무신이라 발이 얼마나 시렸는지 몰라요.
놀다가 친구 집에 들어갔더니 친구 엄마가 "이놈의 계집애들이 썰매는 무슨 썰매를 타느냐"고 김순단 엄마가 그래(그렇게) 야단을 쳤습니다. 친구 집에는 죽순나무가 있었는데 죽순을 날로 따서 먹다가 친구 엄마가 "이놈의 계집애들이 고추장 다 처먹겠네. 빨리 안나가느냐"고 하셔서 쫓겨났다가 *엎푸러져서 무릎을 다친 적도 있어요.
어린 시절을 생각하니까 정말로 신기하군요.
내가 공부를 해가지고 내 손으로 어린시절 이야기를 쓴다고 연필을 들고 앉아 있는 것이 정말 신기하군요.
*엎푸러져서 :고꾸라져서
김문자(71, 탄부 상장, 흙사랑 한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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