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방문객이 29만명으로 감소한 이유
100만 방문객이 29만명으로 감소한 이유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4.12.18 10:07
  • 호수 2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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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비롯한 대규모 행사를 마치면 얼마나 많은 방문객이 왔는지가 행사의 성패여부로 해석된다. 따라서 행사 주최기관인 행정기관마다 방문객수 확보에 혈안이 돼있다.

방문객수를 늘리기 위해 행사 기간에 전혀 다른 성격의 행사나 대회를 유치하는가 하면 도단위 행사에는 시군의 날을 운영하고 또 학생 단체 방문을 이끌어 내기도 한다.

보은대추축제도 마찬가지다. 지난 10월 17일부터 10일동안 개최된 대추축제에 보은군은 공식적으로 72만7천986명이 방문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10일동안 대추 48억1천444만원, 사과 1억3천만원, 축산물 3억2천670만원 등 93억6천680만원어치를 팔았다고 홍보했다.

농산물 판매액으로 보면 방문객 1인당 1만2천866원어치의 농산물을 판매한 것이고 대추는 1인당 1만원도 아닌 6천613여원을 판매한 꼴이다.

전체 농산물 판매액은 높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실속이 있는 축제였는지 의문을 갖기에 충분하다. 또 축제가 끝날 때마다 보은군이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방문객수와 판매액이 과연 정확한 통계일까 라는 의문도 갖게 된다.

왜냐하면 단순 통계방법으로도 방문객 수 80만명이라면 40명을 태운 관광버스 2만대가 운집해야 가능한 숫자이고 4명을 태운 승용차로 쳐도 20만대가 운집해야 80만명의 숫자를 맞출 수 있다.

당초 목표로 했던 80만명을 채우지 못하고 72만여명이 방문했지만 이 정도의 방문객이 보은대추축제장을 방문하려면 대형버스 1만8천대가 와야 하고 4인을 태운 승용차도 18만대가 와야 한다. 그야말로 차도, 사람도 인산인해를 이뤄야 가능한 통계다.

보은군이 축제기간 중 대당 울산 90만원, 경기 79만원, 대전·청주 43만원 등 관광버스비로 총 4천110만원을 지원했지만, 방문한 버스가 57대에 불과한데다 육안으로 봐도 인산인해를 이루는 정도의 대형버스나 자동차 행렬이 아니었다. 따라서 과연 보은군에서 발표한 축제 방문객이 정확했을까라는 의문을 갖기에 충분했고 그 정도 방문객은 아니다 라는 결론을 내릴수 밖에 없었다.

보은군은 용역을 의뢰해 받은 자료를 근거로 하고 또 축제장이 보은뱃들공원 뿐만 아니라 속리산까지 포함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대추축제장을 뱃들공원과 하상주차장 일원으로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깬 것으로 공간 범위에 무리를 줬다.

더욱이 속리산 관광객은 문장대 등 등산 후 본거지로 가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속리산 관광객까지 대추축제장 방문객으로 잡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한 관광객이 절정을 이루는 10월 주말 속리산 대형주차장이 5, 60대의 관광버스로 빼곡하게 차고 임시주차장과 골목골목마다 승용차들이 가득해도 속리산사무소가 산정하는 탐방객 통계는 2만명이 넘을 뿐 좀처럼 3만명을 넘지 않게 통계를 잡는데, 보은군의 대추축제 방문객수 통계에는 이를 어떻게 적용했는지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객관적으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방문객 증가는 반겨야 하지만, 보은군의 통계방식은 분명히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내년에는 다시 80만명을 목표로 할 수 있고 그 다음해에는 85만명, 아니 90만명으로 늘려 잡고 그 다음 100만명 등 방문객수를 계속 늘려 잡을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얼마나 더 늘어날지 아무도 모를일이다.

얼마 전 자료를 찾던 중 경북 영주시 풍기인삼 축제 방문객이 지난해 100만명에서 올해 29만명으로 통계를 공개한 자료를 발견했다. 영주시의 통계방법은 간단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이동통신사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국의 대표축제의 다양한 통계를 내고 있는데, 영주시가 이같은 방법을 활용해 거품이 빠진 실제 방문객수를 잡은 것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시도한 빅데이터 활용 집계방식은 객관성, 정확성이 높아 전국의 축제마다 도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까지 정확한 기준이나 객관적인 통계방식이 없이 방문객을 집계해 '엉터리 집계' 또는 '부풀리기식 집계'라는 비난을 받고 행정불신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보은군도 내년 대추축제부터 신뢰성이 떨어지는 현재의 스톱워치 집계 방식이 아닌 이동통신사의 데이터를 활용한 집계방식을 적용해 객관성을 확보할 것을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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