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도 축제의 일부분이다
먹거리도 축제의 일부분이다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4.11.06 09:33
  • 호수 2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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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10일간의 대추축제가 끝나면서 평가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보은군에서는 73만명이 축제장을 방문하고 94억원의 농특산물 판매가 이루어졌다고 자축하는 분위기다. 반면, 발표된 수치가 부풀려졌다고 지적하면서 보은군 발표를 믿지 않는 주민들도 상당하다.

이런저런 평가를 떠나 8번째 치른 보은대추축제가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고, 대추를 비롯한 농특산물 판매에 큰 기여를 하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년 전부터 매년 대추축제가 끝난 후 문제점으로 지적받는 것이 먹거리장터이다. 보은지역을 알릴만한 음식들을 찾아보기 어렵고 음식의 질은 낮고 식당들의 메뉴가 대동소이하다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보은대추축제 먹거리장터는 보은군음식업지부에서 축제에 참여할 식당 10여 곳을 선정해 임대비용을 받아 각종 시설을 설치해주고, 식당들이 10일간 영업하는 방식이다. 임대비용에는 전기요금, 수도세, 세척기 임대비, 식탁의자 임대비, 제반 인허가비용 등 포함된 것으로, 축제 첫해 150만원부터 시작해 올해는 업소 당 290만원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먹거리장터에 참여하는 식당들은 임대비용은 벌어야 하는 것은 물론, 10일 동안 많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다보니, 음식의 질은 낮아지고 메뉴의 다양성이 떨어지고 향토음식은 선보이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그렇다고 먹거리장터 식당들에게 이윤을 적게 남기고 메뉴를 다양하게 하라고 종용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제는 대추축제의 먹거리장터 운영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방식을 버리고, 음식업지부에서 직접 식당을 운영하는 방안이 제기되고 있다.

음식업지부가 먹거리장터를 운영할 인력들을 모집해 최소한의 이윤을 남기고 대추축제장을 찾는 주민이나 관광객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먹거리장터에 참여하는 식당들의 영업행위가 아닌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저렴한 값에 먹거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으로, 최근 몇몇 체육대회에서 음식업지부가 선보인 바 있는데, 당시 대회에 참가했던 임원 및 선수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방안이 8년 동안 대추축제에서 가장 큰 문제였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최선의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먹거리장터 운영에 필요한 인력이나 시설비를 일부 보조해주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지금껏 먹거리장터는 식당들이 축제장서 하는 영업행위로 보아 지원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축제가 완벽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볼거리, 즐길거리, 살(판매할)거리, 체험거리 등과 함께 먹거리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올해 대추축제 볼거리를 위해 조성한 국화꽃동산에 1억 가까운 돈이 들었고, 대추축제 인원동원에 별 도움도 되지 않는 각종 체육대회 유치에 수천만원을 썼다. 또한, 축제 관계자 식사를 위해 제작한 6천원짜리 식권이 1만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비용들을 줄이고 아껴 먹거리장터 운영에 지원한다면, 매년 반복되는 먹거리 문제해결과 함께 보은지역 음식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다. 먹거리장터에 지원하지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앞으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이 10일간 고생하고도 먹거리장터로 인해 축제가 평가 절하되는 일은 없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볼거리, 즐길거리, 살거리와 더불어 먹거리 또한 대추축제에서 중요한 부분임을 잊지 말아야 하며, 먹거리장터 운영방식 개선을 고민해야만 할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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