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문학관이 지역경제를 견인한다 - 이효석 문학관
⑥문학관이 지역경제를 견인한다 - 이효석 문학관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4.10.10 09:32
  • 호수 26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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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관이 봉평경제를 주름잡고 농촌마을의 활력 촉진

작가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고 그것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건립된 문학관이 지역경제까지 견인하고 있는 추세다.
즉 지역사회의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함으로써 지역을 알리는 홍보수단으로 활용됨으로써 지역 활성화의 원천되는 것이다.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위치한 이효석 문학관은 문학관이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대표적인 문학관이라고 할 수 있다. 봉평 경제를 주름잡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영향이 대단하다.

방문객들로 늘 북적북적
이효석 작가가 쓴 '메밀꽃 필 무렵'이라는 단편소설 배경은 문학관을 비롯해 봉평 구석구석에 재현되고 있어 메밀꽃이 피는 9월초는 물론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불러모으고 있다.
홍천천을 사이에 두고 이효석문학관, 물레방앗간, 가산공원 충주집, 이효석 생가터, 나귀외양간, 섶다리, 메밀꽃랜드, 장터 등으로 구성된 문화마을은 소설속의 공간을 재현해놓았다. 소설을 다 읽은 후의 이곳을 방문한다면 소설속 구절구절이 새록새록 기억되고 더 크게 다가오게 된다.
2002년에 건립된 문학관은 공원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김성기 기획실장은 "문학관이 작가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한 곳이지만 이효석문학관은 대한민국 문학관광을 위해 지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관광요소도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
김성기 실장이 "아마 대한민국 문학관 중에서는 최고의 자리에 위치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단정할 정도로 이효석문학관은 주변을 조망할 수 있도록 고도가 높은 산중에 위치하며 봉평시내를 한눈으로 조망할 수 있다. 주변 조경까지 가꿔놓아 공원 안에 문학관 건물을 앉혀놓은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작가의 유품과 작품을 전시해놓은 문학관 건물을 둘러싸고 이처럼 아름답게 공원이 조성돼 있어 문학관을 찾은 방문자들은 한 번 휙 돌아보고 발길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전시공간이 아니더라고 외부 공간 구석구석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구경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아름다운 이효석문학관을 찾는 관람객이 연간 15만명에 이른다. 5천여명에 불과한 봉평 인구의 3배인 인파다. 특히 수학여행 철에는 관광버스가 15대 이상 들어와 하루 3, 400명을 쏟아놓는데 재잘거리는 학생들로 인해 지역이 젊어지고 활력까지 찾는다.
김성기 실장은 이효석문학관을 관람한 후 관람객들은 가산공원, 문화마을 방문 등 봉평 나들이에 나서는데 이들의 방문은 한적했던 봉평을 떠들썩한 시골장터로 만들 지경이라고 말했다.
장터에서 메밀국수, 부침, 전병, 메밀막걸리 등 메밀을 이용한 먹거리 탐방에 나서고 돌아갈 때는 메밀로 만든 각종 제품들을 구입해간다는 것.
실제 기자가 지난 7월 20일 이효석문학관 취재를 마치고 메밀로 만든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들른 봉평농협 하나로마트에는 기자와 같이 메밀제품을 구입하는 외부 관광객들로 붐볐다.
농협 마트 관계자는 "평창군에서 봉평면의 규모가 제일 작은데 하나로마트 실적은 평창읍보다 높다"고 말해 이효석으로 인한 지역경제 상승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게 했다.
대한민국 어느 농촌이나 할 것 없이 농촌마을은 적은 인구에 고령의 노인들만 거주하고 찾아오는 사람 없어 한적하기 이를 데 없는 것과 달리 봉평면은 관광객들로 북적대 활력있는 지역임이 체감됐다.
 
문학특구 사업으로 집필촌까지 확보 계획
문학관을 포함한 이효석을 매개로한 타운은 봉평을 찾은 사람들을 지역에 더 머무르게 한다.
김성기 실장이 3년간 직접 걸으면서 만든 이효석 문학 100리길을 조성, 문학관 오르는 오솔길을 일반 시멘트가 아닌 데크를 깔아 운치를 더했고 봉평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수형이 아름다운 소나무 군락지를 조성해 벤치에서 음악감상도 하고 책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2005년에는 아름다운 숲 가꾸기 조성사업에 응모해 문학의 숲도 조성했다.
이같이 문학관 주변 산림을 이용한 문학동산 조성, 문학관으로 이어지는 문학길 등 문학을 주제로 한 상품들은 봉평을 찾은 관광객들을 이효석문학관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김성기 실장은 이효석문학관, 생가, 둘레길, 문학길, 문학동산, 문학 100리길, 문학의 숲 등이 개별 상품으로 산재돼 있는 것들을 2015년부터 시행될 문학창작 특구 사업으로 체계화 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문학창작특구사업비 100억원 중 7억원을 문학관리모델링 사업에 투입해 문학관을 일대 혁신시킬 계획이다.
2002년 마사회 기금 20억원을 포함해 총 50억원을 들여 만든 문학관은 유품 및 작품 전시실과 세미나실이 있고 메밀자료전시관이 있는데, 문학과는 상관성이 떨어지는 메밀자료전시관은 별도로 만들어 문학관이 문학관 본래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또 3D 시스템을 도입해 전시된 작품을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게 하고 전시 공간을 통로형태로 만들어 작품 영인본과 사진을 이동하며 볼 수 있게 하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번역시스템도 갖추고 집필촌까지 추진하는 등 대한민국 최고의 문학관으로 만드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병원 바닥에 색색의 테이프로 병실을 안내하고 있는 것처럼 봉평에 오면 이정표가 없어도 문학시설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로의 색깔을 달리하고 도로 바닥에 '문학관 가는 길'등의 시설명을 새겨넣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다.
아마도 문학특구 사업이 마무리되면 이효석문학관은 전국의 문학관 중 모범 문학관으로 거듭날 것으로 김성기 실장은 기대하고 있다.

"문장은 사람을 소통하게 한다"
문학특구로 지정돼 도 한번의 도약을 꿈꾸는 문학명소 봉평의 이효석문학관은 외부인이 많이 찾는 만큼 지역주민들을 문학사업에 참여시켜 문학에 대해 관심을 촉발시키는 역할도 하고 있다.
특히 관광지 특성인 나만 장사가 잘되면 된다는 이기적이었던 지역 주민들을 하나로 모으고 상생발전을 도모하도록 변화시키는 구심점이 됐다.
김성기 실장은 주민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학사업을 펼쳤다.
첫 번째 사업이 독서토론회였다고 한다. 기관단체를 순회하며 읽고 싶은 책 목록을 만들어 해당 기관 단체에 책을 배포했다. 처음엔 생각했던 만큼 성과가 나오지 좋지 않았으나, 꾸준히 계속하자 책읽는 분위기가 조성될 정도로 반응이 좋아졌고 기관별로 서로서로 책을 돌려보는 것으로 발전됐다.
이효석문학관 김성기 실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주민들이 읽은 책 중 한 권을 선정해 독서토론회를 개최했다. 장사하는 사람, 농사짓는 사람 가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유도해 쭈뼛쭈뼛하며 자신의 생각을 발표하지 못하던 처음과 달리 지금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밝히고 이견을 개진하는 상대방에 대해 논리적으로 응수하는 수준까지 향상됐다고 한다.
이같은 독서문화 정착으로 지난해에는 봉평에 도서관이 개관됐다. 지금은 문학나눔회까지 만들었다. 문학나눔회는 주민들의 독서토론회 진행 뿐만 아니라 도서보급, 이효석문학제 때 백일장, 퀴즈대회, 보물찾기 등의 부대행사 진행을 돕는다. 이효석 문학관의 일원으로서 활동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면 가십거리나 남 얘기로 시간을 보내기 일쑤인데 토론문화가 정착되면서 지역이 건전해진 것이 얼마나 감동스러운지 모른다"는 김성기 실장은 "박범신 소설가가 문장은 사람을 소통하게 하는 하나의 힘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문장이 곧 문학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을 문학사업으로 끌어들이고 화합시키는데 까지 문학관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김성기 실장은 그러면서 "문학관이 작가의 유명성을 갖고 방문객이 오기는 하지만 재미있는 요소들이 있어야 지속성이 있다"며 "오장환문학관도 지어졌으니 다양한 기획들을 수립하면 방문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오장환 백일장의 상격도 장관상으로 격상시키면 외부인들이 더 관심을 갖게 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효석문학관이 면단위 지역경제를 주름잡는 큰 손이라는 점이 경제영향을 논할 수 없을 정도도 미미한 회인면 중앙리에 위치한 오장환문학관의 나아갈 바에 대한 고민거리를 안겨줬다.
이효석이 없는 봉평을 상상할 수 없듯이 오장환이 없는 보은을 아니 회인은 상상할 수 없게 보은군, 문학단체, 문화관계자 등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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