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렸을 적에
나 어렸을 적에
  • 편집부
  • 승인 2014.08.27 22:12
  • 호수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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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열네살 머거서 엄마가 들에 가시고 동생은 내가 봤다.
업고 있는 내 등허리에 오종(오줌)을 보기도 했다.
점심 머그러 오시면 저슬(젖을) 매기고 가시면 해질 때가지 볼라면 자꾸 업어달라고 하면 내가 막 때리기도 하고 달래기도 했다. 하루종일 시달렸다.
저녁도 해야지 엄마는 저물어야만 들어오시지 나도 어린 거시 밥을 하느라 애를 먹었다.
논에도 보리를 시머서 논보리를 빌 때면 새이도(새참도) 해오라구 해서 아홉 살 어린 거시 머리에 이구가다 돌에 걸려 너머지기도 했다.
참 생각하면 어떡게 살았는지 눈물이 난다.

8월 24일 일요일
오늘은 아침먹고 밭태가서 배차 시머다.
수원 아들은 어재(오제)오고 공주 아들은 아침에 오고, 서울 손자도 어재 와서 자고 오늘 금초를 했다.
점심에 수물 두 명이 점심을 머거다.
소고기 하고 닭도리탕(닭볶음탕), 청국장, 고추튀김 올갱이국 끄리고 사리버섯도 뽀까노코 반찬이 하도 마나서 잔치하는 것 같더라.
점심을 먹고 모두 다 갔다.
벅석(법석) 거리다 가고나면 서운하다.
가는데 차가 마니 밀려서 다들 가느라고 욕ㅤㅂㅏㅆ다.
장종남(83, 산외 동화, 흙사랑 한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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