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수(삼가분교 주무관)
분교의 벽화 그리기가 소문이 나서 마을에서도 벽화 그리기를 하기로 했다.
오랜만의 가뭄 끝 단비가 내리고 난 다음 날 삼가2리 동네 분들이 모두 나왔다.
평생 처음 붓을 들어본다는 이씨 할아버지
손자 손녀들에게 보여 줄 거라고 작정한 영진수퍼 아저씨
오늘 비번인 은길이 아저씨
모두들 오늘은 화가가 되기로 했다.
나는 죽어도 너는 남으리
집 뒷켠에 자라는 매화나무를 옮겨두고
소율이 연지 윤아, 햇병아리 같은 손녀들 이름 적어두고
산수화 한 폭 옮겨놓은 듯 관문입석 일필휘지하고
그림은 자신 없는 나도 자작시 한 수 옮겨 두었다.
마을 앞 도로변 시멘트 옹벽이 새색시 단장하듯 환해지고
붓을 든 저마다의 얼굴에는 웃음 가득하다.
오늘은 마을 벽화 그리기
축제가 따로 없으니 너도 나도 주인공에
동동주 한 잔 더욱 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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