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기업 유치만큼 마을기업 육성에 관심 갖자(임경수(48) 완주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장)
①기업 유치만큼 마을기업 육성에 관심 갖자(임경수(48) 완주커뮤니티비지니스센터장)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4.07.24 09:57
  • 호수 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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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동이 있으면, 마을기업 성공한다"
▲ 임경수 센터장

1. 마을기업의 도입배경과 의미
= 정부가 마을만들기로 마을체험, 마을환경 정비사업 등을 추진했는데, 사업적으로나 효과적으로나 잘 진행되지 않았다. 또한, 일자리 창출까지 연결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정부가 마을만들기와는 별도로 사업적 관점에서 마을기업의 개념을 만들게 됐다.
 마을기업의 중요한 의미는 기존에 일자리라는 것은 회사가 들어오고 기업에 주민들이 고용되어서 만들어지는 것이었다면, 마을기업은 마을주민들이 힘을 합쳐서 사업체를 만들고, 이윤이 발생하면 서로 나눠가지는 것이다. 특히 회사가 들어와서 이익이 남게 되면, 추가적인 이익이 마을이나 지역에 남지 않지만, 마을기업은 추가적인 이익이 고스란히 지역사회에 남게 되는 사업모델이다.

2. 마을기업이 성공하기 위한 주안점은 
= 첫째로 성공하는 마을기업은 주민들의 동의를 철저하게 얻으면서 가는 것이다. 몇 몇 지도자들이 사업계획을 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는 안된다. 사업 계획부터 주민들을 참여시키고 동의를 얻어야 하며, 또 많은 부분에서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농촌 체험객들을 위한 식사를 준비할 때, 마트에서 모든 식재료를 구입한다면 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을에서 생산되거나 생산할 수 있는 식재료들은 마을 것을 사용하고 재배할 수 있도록 하여 유도해야 한다.
두 번째는 마을에 오신 분들을 두번, 세번 지속적으로 찾아오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고객을 찾는 것은 마케팅 비용이 엄청나게 든다. 마을은 그런 비용까지 투자할 여력이 없다. 철저하게 관계에 의해서 사람들이 찾아오고 농산물을 팔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 고객을 멀리서 찾지 말고, 마을체험이든, 농산물 판매든, 같은 지역 내 주민들이 1차적인 대상이라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마을체험이라고 생각해 도시에서 체험객들을 유치하려고 하는데, 정작 지역 내 주민들은 타 지역에서 나가서 체험활동을 하고 들어오는 아이러니한 모습이 나타난다. 이런 선순환 과정을 통해서 마을기업이 성장하고 마을기업은 지역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으며, 지역 내 돈이 외지로 나가지 않고 지역사회에 남는 것이다.

3. 마을기업의 성공을 위한 주민의 노력은
= 모든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지도자 및 운영위원들이 회의를 하지만, 이 내용들이 주민들이나 조합원들에게 공개되지 않으면서 갈등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첫 번째로는 모든 정보의 공개가 필요하다.
두 번째는 마을사업을 결정할 때 지켜야 하는 의사결정 단계나 절차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어야 한다. 이것을 지키면서 가야 주민들이나 조합원들의 불만이나 반발을 사지 않게 된다.예를 들어 이 사안은 다수결로 정해놓고, 다른 사안은 박수로 결정하자고 한다든지 해서는 안된다. 실제 완주군 구이면 안덕마을의 경우는 매년 2회씩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출자배당 10%가 꼭꼭 되고 있다. 이로 인해 나이 드신 어르신들께서 출자금을 자식에게 물려줄 수 있는 지를 물어 올 정도이다. 미래가 없었던 어르신들이 미래를 생각하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인식전환이 된 것이다.
세 번째는 뽑아놓은 지도자를 일단 믿고 맡겨야 한다. 기회를 주었으면, 일단 믿고 맡기고 잘못이 있으면 1년 뒤 책임을 물으면 된다. 사사건건 지도자에게 따지고 항의하면 제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없고, 지도자나 운영위원을 맡겠다고 나서는 주민들도 없어지게 된다.

4. 마을기업을 키우기 위한 지자체의 뒷받침은
= 지자체 행정공무원은 마을기업을 지원하면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는데, 우리나라 모든 마을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는 없다. 그 마을에 맞게끔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1등 마을기업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마을주민들의 수준에 맞는 일을 찾아주고, 그 일을 잘하게만 해주어도 성공한 것이다.
마을기업을 세우려는 농어촌의 여건을 감안하면, 정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내는 것은 어렵다. 마을기업에게 번듯한 기업들과 같은 잣대로 일자리 창출을 요구해서는 안된다. 이런 것을 지자체가 인지하고, 각 마을기업의 수준에 맞게 사업전략을 세워주고 육성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주민 및 조합원과 공무원들이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중간조직이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완주CB의 경우는 현실에 맞는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농악공연단은 평소에는 농사일에 종사하다가 공연이 필요한 경우, 공연을 하고 있고, 목공사업단의 경우도 전문적인 목공기술이 부족하므로 틈새시장이라고 할 수 있는 소형 도마, 전시용 도마, 편백나무 베개 제작으로 전환했다. 지역실정에 맞는 마을기업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5. 마을기업을 지원하는 공무원이 유의할 점은
= 공무원들이 명확하게 알아야 할 것이 마을기업 소득의 중심은 농업에 있다는 것이다. 절대 관광이나 체험으로 소득이 많이 올라가지 않으며, 관광이나 체험사업의 이득은 일부에게 귀속된다. 따라서 마을의 농업을 키우고 마을의 농산물이 소득이 되어야 전체 마을이 잘 살아지게 된다. 일단 농업이 중심이 되어야 하니까, 그 성과가 1년이 아니라 최소 2~3년은 걸리게 된다. 이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잊지 말아야 한다. 성과를 재촉하지 말아야 한다. 
체험마을을 만들어 놓고 체험객들이 오지 않는다고 닦달을 하는데, 판매할 농산물이나 체험 프로그램을 모두 갖춰놓고 체험객들이 들어와야 한다. 농산물 판매로 인한 소득을 제외하면, 체험만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소득은 주민들이 들어간 노력에 미치지 못한다. 이래서 체험마을 주민들이 포기하게 되고, 사업이 중단하게 되는 역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체험객을 대상으로 판매할 농산물 생산이나 판매준비가 된 후 체험객이 와야 한다.
행정은 조직특성상 투입된 예산대비 효과를 따져야 하고, 성과가 즉시 나타나기를 바란다. 천천히 긴 호흡으로 가야 하는 마을기업 등 마을사업과는 맞지 않는다. 심지어 예산이 소진되면 더 이상 지원하지도 않고, 역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마을에 들어가 공무원이 마을사업을 이끄는 경우도 있다. 또한, 발령이 나면 다른 업무로 이동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지원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마을사업을 공무원들이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이 일을 할 수 있는 중간조직이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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