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기업 유치만큼 마을기업 육성에 관심 갖자
①기업 유치만큼 마을기업 육성에 관심 갖자
  • 박상범 기자
  • 승인 2014.07.24 09:54
  • 호수 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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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와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대안으로 사회적 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사회적 경제 또한 다양한 형태로 실현되고 있는데, 지역에서는 마을기업과 사회적기업이 육성되고 있다.  이중 마을단위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동적 관계망을 바탕으로 운영되는 마을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에 본지는 기획취재를 통해 보은지역과 유사한 여건 속에서 마을주민들이 협동하여 소득을 창출하고 단합도 도모하는 성공한 마을기업을 소개함으로써, 마을기업 육성의 필요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①기업 유치만큼 마을기업 육성에 관심 갖자
②협동을 통해 공동체를 복원한다(제주 한경농협주부모임, 홍성 젊은협업농장)
③열심히 키워 직거래 방식으로 판다(완주 로컬푸드, 제주 무릉외갓집)
④떡으로 만들어 쌀의 부가가치 높인다(양양 송천떡마을, 서천 모시떡마을)
⑤시골마을의 넉넉함과 편안함을 판다(완주 안덕마을, 영월 뗏목마을)
⑥가족캠핑문화, 시골로 끌어들인다(홍천 살둔마을, 상주 곳감마을)

농촌지역 마을공동체의 근간을 이뤄왔던 두레나 품앗이의 전통도, 이제는 교과서에서나 언급되고 있고, 정확한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검색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시장경제논리가 농촌지역까지 몰아닥치고 농기계가 사람의 노동력을 대신해 농사일을 하게 된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노령화 및 인구유출 등으로 농촌은 활력을 잃어가고 있고, 농가소득도 언급하기에 참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안전행정부와 각 지자체가 2010년부터 농어촌지역을 중심으로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를 통한 공동체 복원사업으로 마을기업 설립을 육성하고 있다.

마을기업은 이름 그대로 마을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의 각종 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복원 내지 활성화하고 지역주민에게 소득 및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마을단위의 기업을 말한다. 지역 농·특산물 판매 및 제조가공, 마을관광 및 문화체험 등이 주 사업내용이다.

2010년 전국에서 184곳이 마을기업으로 시범 지정된 후 2013년 말에는 1천119개 마을에서 1만117명의 고용 창출과 737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충청북도에서는 올해 7월 현재 66개 마을기업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 마을기업은 젊은이들이 떠난 농촌에서 노인, 경력단절 여성 등 취약계층을 고용하거나 지역자원을 활용한 기업활동으로 마을공동체 활성화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소득증대 사업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단단한 마을공동체와 마을환경을 만들어 가는데도 충분히 기여하고 있다.

 

기업유치만큼 마을기업 육성에 신경 써야
2010년 출범한 민선 5기 보은군은 기업유치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동부산업단지를 통째로 분양하고, 우진플라임이라는 건실한 기업을 유치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우진플라임이 입주한 동부산업단지와 25번 국도를 연결하는 진입도로 공사에만 약 1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한 결과물이다.

폐교부지를 유망기업 공장부지로 제공하겠다며, 약 4억원의 군비를 투입해 충북교육청으로부터 구 이원초등학교 폐교부지를 매입하기도 했다. 기업유치 투자협약만 체결하고 실시협약으로 이어지지 못한 사례는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들 정도이다.

기업유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언급하려는 것이 아니다. 민선 5기에서는 이 정도로 기업유치를 위해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이다.

반면, 민선 5기 보은군의 마을기업 육성정책은 어떠한가. 정부시책에 따른 구색만 갖췄다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다.

2011년 보은짚풀공예 영농조합법인을 시작으로 장안골, 보은황토, 공식품 등 4곳의 영농조합법인이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올해 4월 3곳을 추가로 마을기업으로 신청했으나, 충북도 및 안행부 심사에서 탈락해 7월 21일부터 마을기업 추가신청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된 예산을 보면 더 여실히 드러나는데, 2013년 마을기업 육성을 위해 5천만원이 투입됐고, 올해는 6천52만원이 투입된다. 채 1억도 되지 않는 예산이다.

또한 군청조직에서도 마을기업 육성정책에 대한 보은군의 태도를 엿볼 수 있다. 기업유치를 위해서는 기업유치 전담부서와 함께 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별도의 부서가 있어 사실상 2개 부서가 기업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반면, 마을기업 육성은 공공근로 및 실업자 일자리 창출을 전담하는 부서에서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보니, 기존 마을기업도 활성화되지 못하고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을기업의 설립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사실상 개인 또는 특정 주민에 의해 운영되고 있고, 매출이 투자비용에 턱도 없이 미치지 못하는 마을기업이 되어 버렸다. 2012년 마을기업박람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짚풀공예영농조합법인 정도만이 소득창출을 떠나 전통 민속문화를 계승하는 차원에서 당초 설립취지를 살려가고 있다.

이렇게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것은 마을기업 설립을 주민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군의 필요에 의해 군이 주도했기 때문이다.

토지 용도변경 및 영업허가 불가 등의 결격사유가 있거나, 마을 구성원의 합의로 공동체를 구성한 것이 아니어서 실질적인 공동체로서의 기능이 취약한 단체는 마을기업 신청시 제외대상 단체임에도 마을기업으로 신청했기 때문이다.  또한, 마을기업은 1곳당 최대 8천만원의 지원이 이뤄졌음에도, 마을기업 지정부터 관리까지 소극적이고 안일한 보은군의 태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수십억에서 수백억을 쏟아 부어 타 지역에 있는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보은군이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현재 보은군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 특히 취업취약계층들이 소득을 창출하고 공동체를 복원할 수 있는 마을기업 육성도 기업유치 못지않게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다.

보은군이 전형적인 농업군이고, 65세 노인인구가 30%에 달하는 지역여건을 감안하면, 마을기업 육성이 기업유치보다 더 필요한 사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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