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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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4.07.24 09:47
  • 호수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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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11일 금요일
오늘은 보은 장날이다. 너무 더워서 장에도 못갔다.
회관에는 수로 엄마가 토종닭을 사왔다. 그래서 할머니들 점심에 해드렸다.
할머니들이 무척 좋아하셨다. 나도 손자가 오면 삶아주려고 한 마리 샀다.
저녁 늦게 손자가 왔다.
새까맣게 탄 얼굴로 들어왔다.
요즘 같이 더운 날에 운동하느라 너무나 고생이 많은 것 같다.
왜 그렇게 힘 든 것을 선택했는지 안쓰러워 볼 때마다 속상하다.
너무 어린 나이에 가서 고생을 한다. 안쓰럽다.

2014년 7월 18일 토요일
오늘은 우리 큰 며느리 생일이다. 그래서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났다.
미역국 끓이고 불고기 하고 계란말이 하고 생선 굽고 깻잎나물 무치고 오징어 볶음해서 아침밥을 먹었다.
엊그제 시집 온 것 같은데 어느 새 16년이 되었다. 시집오던 날은 곱기도 하더니 세월이 많이도 흘러갔다.
곱던 얼굴이 나이가 들어 보인다. 내가 그 때만 해도 너무 일찍 며느리를 봐서 부끄럽더니 어느새 세월이 많이도 흘러갔다.
홍종예(63, 보은 교사, 흙사랑 한글학교)

 

2014년 7월 19일 토요일
아이들이 할머니 하고 자겠다고 하니 너무 고마워서 눈물이 났다.
요즈음은 모기 때문에 손주들을 물어서 아이들을 보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오늘은 며느리가 벌써 봉급을 세 번이나 받았다.
봉급을 탈 때마다 옷을 사주겠다고 했다. 너무 미안했다. 왜냐하면 나는 해주는 것도 없는데 아이들 데리고 온 것도 고마운데 옷을 세 번째 사주었다.
기분은 좋았다. 그렇지만 나는 마음이 무거웠다.
손자들을 보아도 참 행복했다.
요즘은 학교도 잘 가고 밥을 잘 먹어서 좋았다.
매일 웃고 있다. 아이들이 집이 떠나가게 웃는다.
그래서 지금만 같으면 좋겠다.

2014년 7월 21일 월요일
나는 처음으로 기분이 났다.
오늘만 같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차가 생겨서.
오늘 아침에 다섯 시 삼십분에 일어나서 며느리가 아침밥을 했다.
나는 손자들이 좋아하는 계란말이를 했다, 맛있게 먹어주는 아이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장금순(67, 보은 교사 흙사랑 한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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