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쇠락한 지역 탈출구 예술로 가능할까
①쇠락한 지역 탈출구 예술로 가능할까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3.11.06 21:29
  • 호수 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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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건물도 예술작품으로 승화

▣ 글 싣는 순서
→①쇠락한 지역 탈출구 예술로 가능할까
②예술을 통한 지역재생, 어떻게 가능한가(국내외 사례 찾기)
□철공소 골목에 예술가들이 몰려든 서울 문래동
□도심흉물 폐공장이 예술단지로 거듭한 인천 아트플랫폼
□전통문화에 현대예술 입힌 지속가능 창조도시 일본 가나자와
□예술의 섬으로 상전벽해, 활력 찾은 일본 나오시마

 

경제개발로 꽃피운 우리나라의 산업화는 급속한 도시화를 수반했다. 이로인해 우리고장과 같은 농촌은 농업을 등진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이주함으로써 빈자리가 발생하고 그 빈자리는 또 다른 젊은이들이 채운 게 아니고 빈자리로 남았다. 인구는 급격 감소해 지역의 생산 기반마저 무너졌고 소비인구의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70년대 말 13만명에 달했던 보은군 인구는 2013년 10월말 현재 3만4천295명으로 10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9천826명으로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인구구조를 갖고 있다. 그 어느 분야에서도 지역의 활력을 기대할 수 있는 면이 없다. 이같은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11개 읍면마다 적게는 2개, 많게는 4, 5개 까지 있었던 초등학교 수가 현재는 1면 1개교에 보은읍과 마로면, 삼승면이 2, 3개교가 유지돼 15개교에 불과하다. 지역에 있던 각종 공공기관, 금융기관은 폐쇄하거나 인근 지역과의 통폐합되는 등 지역은 점차 쇠락하고 상권은 위축되는 실정이다. 보은군 중 가장 번화가이면서 인구가 집중된 군청 소재지역도 저녁 7시만 되면 상가를 다니는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유령의 도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속리산 국립공원 등 지역 내 소재한 유명 관광지를 찾는 유동인구가 있긴 하지만 지역에는 여전이 아무도 살지 않아 방치된 무너진 빈집들이 상존하고 있고 오랜 역사를 갖고 있던 근대문화유산 정도의 공공기관 청사는 정부의 재산관리 계획에 의해 매매돼 여지없이 뿌연 먼지를 일으키며 부서지고 있다. 이같이 우리고장은 더 이상 후퇴할 곳이 없을 정도로 쇠퇴의 막다른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본보는 문화예술이 어떻게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어떻게 지역을 재생시키는지, 8월21일~23일, 8월 28일~9월 1일까지 취재한 국내외 사례를 바탕으로 우리지역 재생의 지향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 편집자 주-

 

공장만 들어오면 지역에 생기가 있을 것이라며 공업도시를 열망했던 도시지역도 경기침체 및 외곽신도시 개발 등으로 도심 낙후를 가져오고 있다. 낙후된 도심을 활성화시키는 방법이 시도되면서 지역재생, 도심재생이란 용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역재생, 도시재생은 결국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인데,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문화예술을 접목한 지역재생이 화두다.

도시지역은 예술촌 조성, 예술가들이 상주하는 창작공간 제공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지역은 먼 나라, 딴 나라의 얘기처럼 관심 밖이다.

문화는 오랫동안 주민들이 공감하는 삶의 모태로 기능을 해와 지역마다 차별화되는 고유성과 특수성을 지닌다. 예술은 외부인들을 끌어들여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창출하고 공동화로 죽어가는 지역에는 긍정적인 활력을 불어넣었다. 문화예1술이 지역재생의 수단으로 여겨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화예술을 활용한 지역재생 사업은 그 지역만이 가진 고유의 역사, 문화, 인물 등 지역자산을 활용해 쇠락한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보다 더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게 한다.
그만큼 지역공동체에 대한 활용이 필요한 것으로 마을 만들기와도 일맥상통한 것.

즉 관 주도의 획일화 개발행정이 아닌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마을 자원을 발굴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해 생활기반을 향상시키고 정주의식을 높이는 등 공동체 기반을 조성으로 마을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공장유치냐 문화예술이냐
하지만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재생이 단 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또 공장에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몰려드는 것처럼 인구 밀집도를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화려한 실적, 보여주기 식 성적표에 목말라 하는 자치단체장의 경우 관심 밖일 수 있다.

쇠락한 지역경제를 끌어올리려는 것에 목말라 있는 주민들이나 자치단체장에게는 산업단지 조성, 공장유치가 지역활력화의 열쇠인 것처럼 환상에 사로잡혀있다. 그래서 자치단체마다 산업단지를 조성하지 않는 시군이 없는 것이 그 예이다. 거대기업 유치 한방으로 지역재생을 끝내려는 것이 모든 자치단체장들의 소망이다.

하지만 산업단지를 개발하고 기업을 유치했다고 해서 지역이 단 번에 회생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또한 금융기관이 집중돼 있고 편리한 교통으로 인한 물류비 절감 등 공장입지의 호조건을 갖고 있는 타 지역과의 경쟁에서 결코 우리지역이 유리하지만은 않다.

따라서 지역활력을 꿈꾸며 수십만 명의 산업단지를 조성하지만 유치된 기업체가 없어 산업단지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소지도 높다. 경쟁력이 취약한 지역은 그만큼 기업체 유치가 어려울 수밖에 없어 산단은 잡초 밭으로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체 유치를 통한 지역활력에 목표를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예술의 색을 입혀 지역재생을 도모하는 것이 오히려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란 목표에 더 빨리 도달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유명한 인천 중구 해안동 일대 문화공간인 인천 아트플랫폼은 재생의 모범사례다. 일제가 패망하고 공장을 부수지 않고 그 역사를 그대로 보전하면서 예술가들의 장으로 만들어 외지인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다.

얼마 전 폐막한 청주 공예비엔날레 장이었던 청주 구 연초제조창의 변신도 문화예술을 활용한 도시재생의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산뜻한 건물이 빼곡한 도시에서 노후된 폐건물을 부수지 않고 예술이라는 옷을 입혀 전혀 새로운 예술창작의 공간으로 탄생,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고자 하는 많은 이들의 발길을 불러 모았다. 1년 한 번의 행사이지만 지역의 활력을 도모했을 뿐만 아니라 청주를 공예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도시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하는데 기여했다.

기존에 있던 건물을 부수고 새로 건물을 짓는 방식의 지역 재생이 아니라 전통과 역사를 간직한 건축물을 그대로 유지, 역사성도 보여주면서 공간 확보를 위한 별도의 비용지출 없이 문화예술을 입혀 지역을 재생한 것이다.

우리지역에서 아쉬움이 있는 근대 문화유산 꺼리가 있었다. 현재 대신 리츠빌이 들어서는 한국담배인삼공사의 담배창고와 보건소 새청사를 신축 중인 엽연초생산조합 건물 등이다.

우리는 그 건물이 얽혀있는 있는 역사, 그리고 건물과 관계있는 사람들은 생각하지 않고 낡았다며 한 발짝 앞도 내다보지 않고 부수고 있다.

지난 6월 본보 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최규인 보은향토문화연구회원이 룏발전’이라는 미명아래 일제 강점기 때 지어진 속칭 담배창고와 연초조합 건물이 보은군내 엽연초 생산 역사와 담배 경작 농민들의 애환을 담은 소중한 엽연초 관련 농업박물관으로 변신되었다면 보은군의 소중한 미래 자산이 될 수 있었을 텐데 라고 아쉬워했다.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대목이다.

◆속리산 방치 여관에 예술 입히는 반란 꿈꾸다
보은군이 쇠락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쇠락한 곳이 바로 속리산 관광경기다. 과거 전 국민의 수학여행지, 신혼여행지로 각광받던 속리산의 추락은 2, 30개의 객실을 가진 여관 및 중급 호텔들의 폐업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족단위, 그리고 위락시설, 체험, 야영 등과 같은 관광패턴은 관광객으로 시끌벅적했던 저녁 6시 이후 속리산을 천막이 찢어져 바람에 날리고 부서진 문이 부딪혀 삐걱거리는 등 유령의 도시로 만들었다.

현재 속리산 상가 토지주인 법주사가 임대한 토지에 지상권만 갖고 있는 주민들은 건물주는 담보제공을 하지 못해 재투자도 못하고 경기침체로 거래도 안돼 수년째 개점휴업중이다.

이렇게 건물주나 토지주 모두 손을 쓰지 못하고 방치해놓은 빈 여관촌은 속리산의 관광이미지를 훼손하는데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빈집을 예술작품으로 만들어 관람객이 밀려 2시간 이상 기다렸다가 감상할 정도로 관객들이 많이 찾는 일본 나오시마 같은 집 프로젝트를 적용하면 속리산 필수 코스요 일부러 빈집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 속리산을 찾는 것이 될 수 있다.

또 시장 내 빈 점포에 예술인들이 상주하면 창작활동을 하고 전시장이 만들어 마산 창동 예술촌처럼 방치된 여관에 문화예술의 옷을 입혀 지역을 재생하는 마을만들기 사업을 적용해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여관촌은 주요 상가 거리 뒤편에 위치해 식당 및 기념품점과 같은 상가가 밀집해 있는 주요거리와 구분해 여관촌과 함께 사내천 건너편의 단독주택 등이 밀집된 곳의 특징을 부여해 마을만들기 사업을 하면 될 것이다.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해서는 인식의 전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문화예술을 통한 마을만들기 사업에 대해 신동호 코뮤니스타 대표는 "그동안의 마을만들기 사업이 개발을 우선하는 행정으로 개성을 잃은 마을만 찍어내고 있다"며 "문화예술을 통한지역재창조 사업의 근본은 주민주체, 주민협의회로 뿌리내려야 한다는 점이다"며 "의사결정 과정이 길더라도 주민협의체 속에 민주적인 논의구조를 만들어 내고 인내하고 함께 협의해야 하지 프로젝트 성으로 사업을 늘어놓으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자체가 하는 사업 중에 시행주체가 시혜성 이벤트로 점철된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기에는 번지르르 하지만 남는 것은 없다"며 "삐걱거리더라도 주민들에게 의사결정권을 둘려주고 충분히 논의해야 마을만들기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획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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