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우리의 관광지 음식 대놓고 자랑할 수 있나
① 우리의 관광지 음식 대놓고 자랑할 수 있나
  • 송진선 기자
  • 승인 2013.07.24 23:06
  • 호수 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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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 음식 그 나물에 그 밥…다양성 아쉬워

산채 일색으로 골라먹는 재미 없어… 지역환경 접목한 메뉴개발 요구돼

▶① 우리의 관광지 음식 대놓고 자랑할 수 있나
② 관광산업 견인하는 향토음식 선진사례
   - 산나물 축제와 연계한 양평 용문산 산채비빔밥
   - 조리법 메뉴얼화로 맛 향상시킨 문경시 산채비빔밥
   - 한류문화 주자인 대한민국 대표 음식 전주비빔밥
   - 발상의 전환 가져온 전북 남원 흥부잔치밥
   -고급 한식요리로 각광받는 경주 최부자 가정식
③ 먹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간담회

대전의 성심당과 군산의 이성당 등은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맛있는 빵을 찾아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튀김 소보로 빵을 파는 대전 성심당 빵을 맛보기 위해 내국인은 물론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코스이고, 이성당의 단팥빵을 사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그 수고로움을 기꺼이 감수한다.
빵의 예를 들었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서라면 사람들은 먹거리 관광을 감행한다.
지금은 먹거리가 단순히 끼니를 '떼우기’ 위한 방편이 아닌 관광산업으로 연계돼 발전하고 있고 관광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불과 몇 해 전 보은주민들이 점심을 먹기 위해 1시간 이상 투자해 김천 직지사 관광지까지 갔던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따라서 속리산이라는 큰 관광지를 끼고 있는 우리지역의 명품 먹거리는 관광산업의 부흥을 가져올 수 있다.
본보는 이번 '음식, 관광산업의 신 성장동력’이라는 주제로 명품 음식의 선진 사례를 살펴 속리산 관광산업을 견인할 수 있는 향토음식의 질적 성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즐기는 관광시대에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주5일 근무로 주말 관광지에서의 외식이 보편화됐다. 예를 들어 도시에 사는 사람이 접근성이 좋은 가까운 관광지나 유원지를 찾아 점심식사를 하고 한나절 놀고 집으로 돌아가는 패턴이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청정한 자연환경에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속리산은 배후도시인 대전과 청주, 그리고 세종시를 끼고 있어 먹거리 관광을 즐기기에는 안성맞춤 지역이다. 대전, 청주, 세종시와 1시간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한 거리여서 오전에 출발해 속리산에서 점심 식사하고 놀고 저녁을 먹고 돌아가기에 큰 부담이 없다.
이같은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지역임에도 속리산은 매년 관광객이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속리산사무소에 따르면 법주사 지구의 경우 2012년 67만3천920명으로 전년 62만2천98명보다 늘긴 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방문객이 29만4천230명인데 이는 전년 동기 28만4천596명으로 1만명 가까이 감소했다.

과거 200만명, 100만명이 찾았던 대한민국 대표적 관광지, 지금도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충북의 대표적 관광지로 인식하고 있고 자산가치가 6조6천500억원대로 북한산, 지리산, 설악산 다음으로 높지만 연간 200만명 가까이 방문하는 청남대보다 못한 위상을 보여주는 현실이다.

속리산 주민들은 이구동성으로 특별한 볼거리, 즐길거리의 부재와 문화재관람료 징수를 관광객 감소원인으로 꼽고 있는데, 물론 일면 맞는 것이기도 하다.

산림을 주제로 한 자연자원과 법주사로 통칭되는 문화자원이 고작이고 화양동이나 쌍곡 같은 수량이 풍부한 계곡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 대형 위락단지가 조성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즉 속리산은 휴식을 취하기에는 좋은 관광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는 심심하기 이를 데가 없는 곳이긴 하다.

하지만 단지내 토지 소유주가 법주사여서 주민 입맛대로 관광위락 시설 투자가 어렵고 또 민간 투자자 확보가 어려운 현실에서 하드웨어적 시설 투자만 기대하고 있기에는 속리산이 현실이 너무 절박하다.

맛있는 빵을 먹기 위해 수 십리 거리를 마다않고 대전이나 군산, 안동, 전주 등지를 찾는 것으로 볼 때 먹거리는 침체된 속리산 관광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급화된 향토음식으로 승부해야
현재 속리산 상가 내 음식점은 88개소에 달한다. 거의 대부분 식당에서 산채요리와 버섯요리를 취급한다.
어느 집을 가든 산채비빔밥, 산채정식, 더덕구이정식, 버섯전골 등은 다 먹을 수 있다. 이들 음식은 산림을 자원으로 한 관광지에서는 전국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고 어느 집 주방장의 손맛이 더 좋은가 그 차이만 있을 뿐이다.

박성노 속리산 관광협의회장은 “2003년 가을 한마당 행사의 메인 프로그램이었던 2003명이 함께 비벼먹는 산채 비빔밥 행사로 속리산 산채 비빔밥이 전국적 유명세를 탄 적이 있다"며 “지금도 속리산 하면 산채비빔밥을 꼽긴 하지만 그 때만큼 유명하진 않은 것 같다"며 차별화된 맛과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박 회장은 또 “상가내 일정구간을 속리산 산채 비빔밥 거리로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잘 안됐다"며 "속리산 관광경기 침체가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지만, 먹거리가 관광지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때 다른 관광지와 차별화된 맛있는 먹거리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3년 산채비빔밥 시식행사는 속리산의 산채비빔밥을 전국에 알린 효자다. 특별히 주문 제작해 지금도 조각공원에 있는 그릇은 이후 서울 등 여러 행사의 비빔밥 이벤트를 위해 원정을 다녔고 이후 전국 자치단체 축제에서 속리산 산채비빔밥 행사를 본뜬 이벤트가 생겨났을 정도다.

재료도 참신해 산채 비빔밥에 들어간 산채만 해도 싸리버섯, 먹버섯, 밤버섯, 외꽃버섯, 표고버섯, 고사리, 산도라지, 뽕잎나물, 취나물, 참나물, 다래순 등 11가지 산채에 무채, 숙주나물, 당근, 잣, 참깨, 참기름, 도토리묵, 계란 지단, 황금곳간 쌀과 보은 대추고추장까지 총 23가지를 넣어 비볐다.

산채비빔밥 맛을 보기 위해 200m가까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고 비빔밥 맛을 본 관광객들은 이후 속리산 산채비빔밥은 항상 이 맛인 줄 알고 주문을 했으나, 식당에서 파는 산채비빔밥은 그 맛이 아니다는 이런저런 제보가 많았다.

버섯전골 또한 마찬가지다. 다양한 버섯이 아닌 표고버섯이 주를 이루고 송이버섯 2, 3첨 넣고 송이버섯 전골로 판다는 지적도 나오는 것이 속리산 음식의 현실이다.

박성노 회장은 “재료비 상승에 자연재료이기 때문에 구하기가 힘들고 희소성이 있어 단가를 맞추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하지만, 이는 음식점의 사정일 뿐 관광객들은 이런 사정까지 이해해 주며 속리산의 음식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소비자들은 음식 값으로 지불한 돈 만큼 맛이 있느냐, 없느냐로 평가하고 비싸다, 적정하다는 평가를 할 뿐이다.
따라서 좋은 재료를 넣어 적정하게 단가를 맞추면서 맛있는 음식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것이 숙제다.

 

#다양한 메뉴 아쉬워
산채와 버섯요리 일색인 속리산 먹거리의 단점으로 메뉴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골라먹는 재미가 없다는 것이 흠이다.
일부 국수, 중국요리, 분식집, 삼겹살집이 있긴 하지만 단지 내 음식점은 거의 산채와 버섯요리를 취급한다.

2009년 보은군이 7천600만원으로 용역을 수행, 대추한정식이란 메뉴를 개발했지만 기대효과가 없다. 대중성 및 파급효과가 없어 당시 5개소가 대추한정식 음식점으로 지정됐지만 현재는 3군데만 하고 있다.

전체 가지를 활용하기가 힘들다면 대추한정식 메뉴 중 대추음료나 대추단자를 후식으로 제공하거나 대추장김치라는 이름의 물김치를 반찬으로 제공하는 등의 방법으로 대추한정식의메뉴를 활용하는 것도 다양화의 한 방법 일 수 있다.

여기에 자연 건강식 트렌드에 맞춘 모둠 산채 쌈 정식, 이천쌀밥집 같은 누룽지가 나오는 쌀밥 정식집, 보리밥집, 오색두부전문점, 또 법주사를 배경으로 한 사찰음식점, 연꽃단지가 있는 지역특성을 활용한 연 요리 전문점, 근사한 분위기의 레스토랑 등 메뉴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최은주 속리산 음식업 회장은 “먹거리의 중요성은 알지만 맛있는 음식도 일단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속리산은 지금 피서철인데도 사람이 없다. 사람들이 와서 즐길 수 있는 위락시설이 들어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몇 해 전 김천 직지사 음식이 맛있다고 해서 단체로 가서 맛을 보았는데 가격 대비 반찬 가짓수나 맛으로 볼 때 속리산 음식이 오히려 더 맛있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며 “집집마다 맛있는 음식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아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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