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안녕과 재산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
주민들의 안녕과 재산을 지키는 든든한 파수
  • 박상범
  • 승인 2009.07.09 14:22
  • 호수 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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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산자율방범대 3조 순찰대

 


1987년 전국 최초 민간 기동순찰대로 창설되어 23년간 주민의 안녕과 재산을 지키고 있는 삼산자율방범대. 자영업과 회사원으로 구성되어 바쁘고 피곤한 일상에도 불구하고 21시부터 24시까지 주택밀집 및 우범지역, 그리고 보은읍 외곽순찰을 몇 번씩 하는 야간순찰 봉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23년간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방범순찰을 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든든한 파수꾼으로 자리잡은 삼산자율방범대, 그들의 활동을 전하기 위해 지난 3일 삼산자율방범대 3조 순찰대를 따라 나섰다.

 

#생업을 마치고
    하나 둘 초소로 모여
 저녁 9시. 생업을 마치고 피곤한 몸이지만, 오늘의 순찰조인 3조 대원들이 파란색 제복을 차려입고 동다리에 위치하고 있는 초소로 하나 둘씩 모여든다.
 이미 10분전에 나와 있던 삼산자율방범대 황보호 대장(41, 보은 장신)이 대원들을 반갑게 맞아 준다.
 오늘의 근무조인 3조는 조장 정일근(40, 보은 성주), 운영위원 김수호(46, 보은 교사), 신경철(41, 보은 삼산), 한우교(37, 청주), 김형진(34, 보은 삼산), 이준미(34, 보은 교사)대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삼산자율방범대는 6개조로 편성되어 있어 1주일에 1회 정도 순찰 순서가 돌아오지만, 모두들 생업이 있고 각자의 가정생활이 있다 보니, 종종 대원들이 빠지는 경우가 발생하고는 한다.
 이럴 때에는 삼산자율방범대 지휘부에서 지원근무를 나오게 된다.
이날 3조에서는 3명의 대원이 개인사정으로 불참을 하면서 조경환 부대장과 박용수 1조 조장이 근무지원을 나왔다.

 “각 대원들이 한달씩 자기 근무일을 체크해 놓고 있어서, 근무일을 잊고서 안 나오는 경우는 없지만, 부득이한 개인사정으로 인해 사전에 연락을 취하고 불참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이럴때는 지휘부가 땜방근무를 자청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하는 황보 대장은 1주일이면 4~5일을 초소에 나와 대원들과 함께 순찰을 하고 있다.
 3조 정일근 조장의 주도로 간단한 회의가 시작된다. 순찰에서 주의할 점과 참석한 대원들을 2개 순찰조로 배치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회의를 마친 9시20분경, 각자 자신의 순찰장비를 챙겨들고 시내 도보순찰을 위해 초소를 나선다.

#시내 우범지역에 대한 도보순찰
 1조는 황보호 대장, 박용수 1조장, 신경철 대원으로 편성되어 보은읍 삼산리 일대를 순찰하기로 했고, 2조는 조경환 부대장, 정일근 3조장, 이준미 대원으로 편성해 이평리 일대를 순찰하기고 했다.
 시내에서는 주로 공중화장실과 각종 주차장, 공원 등이 중점적인 순찰대상지역으로, 주로 청소년들의 비행과 탈선을 예방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이런 순찰활동으로 몇 년전에는 배뜰공원에서 배회하고 있는 상주 낙동에서 온 청소년을 발견하여 설득한 후 경찰에 인도해 무사히 집으로 귀가를 시켰고, 또한 보은공설운동장에서 노숙하고 있던 옥천에서 온 청소년을 직접 옥천까지 데려다 준적도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3년전 행방불명되었던 치매노인을 찾기 위해 의용소방대와 연합하여 수색 중 김충식 전임대장이 보은읍 지산리에서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비록 사망한 상태로 발견해 아쉬움은 남았지만,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한동안 삼산자율방범대의 이름이 회자되는 일이었다.
 “이제 여름방학이 시작되면 청소년들이 탈선하기 쉬운 시기이다. 탈선현장에서 만나는 청소년들이 우리들의 계도에 순순히 따라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가끔 술에 취해 대드는 등 말을 듣지 않는 경우도 발생한다. 법적 제재를 가할 권한이 없는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이 경찰에 연락해 사후조치를 취하도록 한다"고 말하는 정일근 조장의 말에 자율방범대원으로서 어려움이 엿보인다.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30분가량 도보순찰을 마치고 대원들이 차를 타고 어디론가 이동을 한다.

 


#보은여고 학생들의 안전 귀가길 책임져
 9시50분. 두 대의 차량이 도착한 곳은 보은여자고등학교 정문앞이다. 차에서 내린 대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박용수 1조장과 이준미 대원은 정문앞을 중심으로 양방향 50m지점으로 이동해 경광등을 설치해 차량들의 속도를 늦추고 정문앞에서는 신경철 대원이 경광봉을 손에 들고 차량들을 통제한다. 또한 조경환 부대장과 정일근 3조장은 여고안 주차장으로 이동해 학교안으로 들어오는 부모들의 차량을 주차장으로 유도를 한다. 밤늦게 자율학습을 끝내고 귀가하는 여고생들의 든든한 지킴이가 되고, 학생들을 태우러 오는 부모의 차량들이 안전하게 교행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조경환 부대장은 "우리들을 음주단속하는 경찰들로 착각하고 차를 돌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는 등 웃지못한 일들도 생긴다. 가끔 혼자서 귀가하는 여학생들이 있는데, 학생의 안전을 위해 시내가 시작되는 교사사거리까지 바래다주는 일도 있다"고 말한다.
 조 부대장과 대화 중 발견한 것이 있었다. 보은여고 정문앞을 중심으로 150m구간에 가로등 4개가 들어오지 않아 컴컴하다는 것이다. 또한 정문앞에 있는 가로등은 무성한 가로수에 가려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보은군과 보은여고의 빠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은여고 학생들이 모두 귀가를 마친 10시20분경. 대원들은 타고 왔던 차량에 다시 올라 외곽순찰에 나선다.

 

 

                               동학공원에서 서치라이트로 곳곳을 살펴보고 있음

 

 

 

#농산물절도 예방을 위한 외곽순찰
 보은읍 외곽순찰은 차량으로 실시한다. 1조는 축산농가가 많은 보은읍 중초리·노티리 방면으로 출발하고 기자는 2조에 합류해 보은읍 학림리→신함리→풍취리→누청리→종곡리→동학공원→구인농공단지→월송리를 돌았다. 창문을 모두 열고 축사 및 비닐하우스 안을 서치라이트를 비추면서 20㎞/h의 속도로 순찰을 진행한다. 여름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방범대원이 된 듯이 뿌듯함에 빠져본다. 운전대를 잡고 있는 이준미 대원이 한마디를 건넨다.

 “여름철인 지금은 청소년 탈선 등 사고예방을 위한 시내순찰이 중요하지만, 수확철인 가을에는 농산물 절도예방을 위한 외곽순찰이 정말 중요하고 필요하다. 수확기에는 농산물 절도 취약지역에서는 차에서 내려 직접 확인을 하고는 한다."
 순찰차가 종곡을 거쳐 동학기념공원에 도착했다. 동학기념공원에서는 순찰차량을 주차시켜놓고 어둠이 깔려있는 산과 주차장을 향해 서치라이트를 비추면서 이상이 없는 지를 확인한다. 이렇게 외곽순찰에 사용되는 차량은 대원들의 개인차량이다. 물론 차량 유류비도 대원들이 매달 내는 2만원씩의 회비로 대부분 충당을 하고 있다.

 인근 옥천을 비롯해 제천, 음성군 등 자치단체에서는 순찰차량을 지급하고 유류비·야식비도 적지 않게 지원을 하고 있지만, 보은군의 경우 차량 지급은 없고 유류비·야식비 지원도 미미한 실정이다.
 보은군노인회에서 방범순찰대를 조직해 운영한다면 군에서 이 정도의 지원만 해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형제애 가득한 삼산자율방범대 초소
 밤 12시. 자정이 다되어 모든 순찰을 마치고 동다리 앞 초소로 돌아왔다.
 밤9시부터 3시간동안 순찰임무를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오늘 순찰에 대한 평가가 진행된다. 보은여고 앞 가로등 문제와 여름방학때 시내순찰 강화에 대한 내용들이 오고갔다.
 12시 20분경 초소로 치킨과 생맥주가 배달되어 왔다. 각자의 생업으로 피곤할 텐데 3시간 가량의 순찰 피로는 더해졌을 것이다. 시원한 생맥주 한잔으로 피로가 가시길 바라며 한잔씩 들이킨다. 시원한 맥주만큼이나 상쾌한 기분을 느껴본다.

 자율방범대원으로 활동한지 12년이 된 박용수 1조장은 “젊었을 때 지역사회를 위해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50여명의 대원들이 친형제처럼 지내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지난 2월 대장으로 취임한 황보호 대장은 "23년의 역사에 누가 되지 않도록 삼산자율방범대를 잘 이끌어 주민의 안녕과 재산을 지키는 파수꾼으로 많은 활동을 지속해 가겠다"며 "각자 피곤함에도 방범활동에 최선을 다해주는 대원들에게 감사하다"면서 건배를 외쳤다.
 현재 전국에는 3천500여개의 자율방범대가 조직되어 약 10만명이 방범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황보호 대장을 중심으로 48명이 6개조로 나누어 매일 방범활동을 벌이는 삼산자율방범대가 전국 최고의 방범대로 평가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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