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으로 가족애를 쌓아가는 정회진·김금순 씨 가족
배드민턴으로 가족애를 쌓아가는 정회진·김금순 씨 가족
  • 편집부
  • 승인 2013.06.19 21:22
  • 호수 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운동은 우리가족을 이어주는보배예요

아버지 정회진(48, 보은읍 교사리)씨는 보은군청에서 자신이 맡은 업무를 충실히 해내는 공무원이고, 어머니 김금순(44, 동광초 재직)씨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선생님이다. 큰아들 정호영 군은 올해 대학생이 되었고, 작은아들 정우영 군은 힘든 고3 시절을 보내고 있지만 대학에서 체육을 전공하고 싶은 꿈이 있다.
이들 가족 4명이 보은군 배드민턴 대표선수로 지난 15일 열린 도민체전에 출전을 했다. 비록 메달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가족 전체가 선수가 된 사례가 매우 드물어 도내에 화제가 됐다.
13년 전 두 아들이 어렸을 때 아버지는 한 가지 고민을 했다.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으로 뭐가 좋을까? 축구는 아내가 하기 힘들 것 같고, 테니스? 등산? 탁구? 아! 배드민턴이 좋겠구나’
아버지의 이런 고민이 있었기에 화목한 배드민턴 가족이 될 수 있었다.
아버지가 라켓으로 셔틀콕을 하늘 높이 올리면 어머니가 큰아들에게 넘겨주고 형이 보낸 셔틀콕은 동생이 받아 다시 아버지를 향해 날린다.
온 가족이 함께 배드민턴을 치면서 끈끈한 가족애를 쌓아가는 정회진엸김금순씨 가족.
배드민턴 라켓을 잡고 높이 점프해 강력한 스매싱을 날리는 이 가족의 이야기가 봄 햇살처럼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 가족이 다함께 배드민턴을
누구나 한번쯤은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배드민턴을 쳐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만큼 배드민턴은 가족적인 운동이다. 정회진씨도 그런 이유로 배드민턴을 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두 아들에게 배드민턴을 가르친 것은 아니다.
아내와 함께 체육관에 나가 배드민턴을 칠 때 어린 두 아들은 그저 엄마 아빠가 운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뛰어놀았다. 그러다 라켓을 잡고 놀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배드민턴을 치게 된 것이다.
큰아들이 동광초등학교에 다닐 때 롤러 선수를 하고, 작은아들이 대학에서 사회체육을 전공하길 희망할 정도로 아들들은 운동 감각이 좋다. 배드민턴을 하면서 맛보게 된 성취감은 두 아들이 보은군에서 빠른 스피드와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배드민턴 생활체육인이 되는 데 밑거름이 되어 주었다.
생활체육 배드민턴은 대회라는 명칭대신 축제라고 한다. 승패보다는 가족이 함께 참여해 화목을 다지는 데 의의를 두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생활체육 배드민턴 경기에는 단식이 없고 복식만 있다.
정회진씨 가족은 부부팀 부자팀 모자팀 형제팀으로 출전해 경기를 펼친다. 그동안 많은 경기에서 메달도 많이 따고 성적도 좋았지만 경기에 참가하는 게 가장 좋은 이유는 가족이 함께 할 수 있어서다.
4년 전부터는 전국배드민턴가족축제에도 참가하고 있다. 전국대회는 바닷가 지역에서 많이 열리는데 매년 8월에 열리기 때문에 가족들이 휴가겸 해서 대회에 참가를 한다고 한다. 신나게 경기도 하고 여행도 즐기고, 정회진씨 가족들이 배드민턴을 가족 스포츠로 즐기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이다.
가족이 파트너가 되어 경기를 뛰고 서로를 응원하면서 가족은 하나가 된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그날 경기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는 시간을 갖는다.
올해는 8월 3일 춘천에서 열리는 전국배드민턴가족축제에 참가할 예정이다.
정회진씨 가족의 또 한번의 배드민턴 경기 출전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 함께 운동하며 자녀들과 소통
배드민턴은 파트너를 서로 배려해줘야 하는, 협동심이 중요한 운동이라고 한다.
배드민턴 경기에서 갖춰야 할 이러한 스포츠 정신은 두 아들이 바르게 성장하는 데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꾸준히 운동을 해와서인지 키가 180㎝가 넘는 장신에 몸도 튼튼한 형제는 인사성도 밝고 예의도 바르다.
어릴 적 배드민턴을 치는 부모님을 따라 체육관에 가서 뛰어놀 때부터 아버지는 어른들을 보면 항상 인사를 잘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무엇보다 예의범절을 중요하게 여긴 아버지였기에 때론 엄한 아버지이기도 했지만 배드민턴을 함께 하면서 끈끈한 가족애를 갖게 됐다. 운동을 하면서 대화도 많이 하게 되고 그래서 아들들은 학교에서 있었던 얘기며 학교생활의 힘든 부분들을 부모에게 이야기 하고 그럼 부모는 자식들을 위해 조언을 해주었다.
어려서부터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을 기른 아들들은 밖에 나가서도 인사성이 참 밝다. 한번은 큰아들이 길을 가다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의 지인에게 인사를 해 빵을 얻어먹은 적도 있다고 한다. 이런 아들들이 부모는 보기만 해도 마음이 흐뭇하고 뿌듯하다.
형제가 함께 운동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서인지 형제간의 우애도 남다르다.
침대를 하나씩 사줬더니 침대를 붙여서 같이 자고, 각자 방을 만들어주었더니 큰아들 방에 이불을 깔고 바닥에서 형제가 같이 잔다.
아버지는 인간의 덕목 중에 정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정직하면 남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가 있잖아요. 그래서 자식들에게도 항상 정직하라고 가르쳤죠."
어머니는 자식들 스스로가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자신이 있는 자리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일을 하면서 보람도 느끼고, 본인이 즐겁고 행복한 삶을 살길 바라죠."
정회진씨는 보은정이품배드민턴클럽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정이품클럽에 부부 회원은 많지만 자녀들과 함께 배드민턴을 치는 가족은 정회진씨 가족이 유일하다. 그래서 다른 회원들의 부러움도 많이 산다. 화목한 가족애, 따뜻한 형제애, 그 안에는 가족이 하나가 되게 해준 배드민턴이 있었다.
 
정회진, 김금순씨 부부가 입을 모아 말한다.
“배드민턴이 아니더라도 한 가지 운동을 정해서 가족들이 함께 하면 정말 좋아요. 처음에는 가족이 다 참여하는 게 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좋은 점이 많으니 꼭 도전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운동! 그것이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비법이 될 수도 있다.
전국배드민턴가족축제에 가면 노년의 아들이 백발의 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가 손자와 함께 한 팀이 되어 경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정회진씨와 김금순씨도 그들의 모습을 꿈꾼다.
아버지는 아들이 결혼을 하면 손자와 함께, 자신이 백발의 아버지가 되면 노년의 아들과 함께 배드민턴 라켓을 잡고 서로의 뒤를 봐주며 자신에게 날아오는 셔틀콕을 향해 뛰어오르고 싶다.
어머니는 훗날 며느리도 함께 배드민턴을 쳤으면 좋겠다. 언젠가 큰아들이 배드민턴을 함께 칠 수 있는 여자와 결혼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으니 그 꿈이 이루어지길 기대해보려고 한다.
정회진씨 가족들이 날리는 멋진 스매싱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김춘미 시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