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마니아, 보은군선거관리위원회 진장환 계장
마라톤 마니아, 보은군선거관리위원회 진장환 계장
  • 편집부
  • 승인 2013.05.30 09:54
  • 호수 19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도 도전을 꿈꾸는 15년 마라톤 인생
끝없이 도전하는 멋진 마라톤 인생
▲ 15년전 마라톤을 시작해 각종 대회에서 기록과 수상을 거머쥔 진장환 계장은 1천 500km와 2천 500km 울트라마라톤을 완주했다. 지금은 대한민국의 모든 시청과 군청을 일주하고, 5천 100km북미대륙을 횡단하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고 있다. 사진은 2012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여한 진장환 계장의 모습.

지난 5월 10일은 유권자의 날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라는 민주적 선거제도를 도입해 최초로 치러진 1948년 5월 10일 국회의원 총선거일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5월 10일을 '유권자의 날’로 정한 것이다. 전국에서는 제2회 '유권자의날기념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충북에서는 충북의 처음과 끝인 단양에서 영동까지 293㎞ 12개 시군을 달리며 유권자의 날을 특별하게 기념한 사람이 있다. 그는 보은군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하는 진장환 계장(58)이다. 15년 동안 마라톤을 하며 전국 곳곳에 자신의 발자국을 남긴 마라톤 마니아 진장환 계장의 달리는 인생에는 멈추지 않는 도전이 있었다.

# 선관위의 달리는 홍보맨
주로 서울 등 수도권에서 근무를 하다가 올해 1월 보은선거관리위원회로 발령을 받은 진장환 계장. 그는 15년 전 마라톤을 시작해 지금까지 달리고 있다.  그동안 그를 취재한 수많은 신문기사와 방송출연을 통해 화려한 기록과 도전을 엿볼 수 있다. 지금까지 보도된 신문기사를 모아놓은 파일만 해도 그 양이 보통이 아니다. 전국을 달리면서 자신의 땀방울을 안 흘린 곳이 없다는 그의 마라톤 인생에는 특별한 것이 있었다.

머리에 쓴 두건과 옷, 배낭에서는 항상 공명선거와 투표참여를 외치는 홍보 문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름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같은 내용이 적힌 깃발까지 휘날리며 달린다. 선거관리위원회의 달리는 홍보맨인 것이다. 자신이 즐거워 마라톤을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 공직자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늘 간직하고 있는 진장환 계장이다.

3년 전 포천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할 때는 집이 있는 서울에서 포천까지 28㎞를 매일 뛰어서 출퇴근을 했다. 그때도 6.2지방선거가 잘 치러지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서울에서 포천까지 달리면서 시민들에게 투표참여를 홍보했다.

마라톤을 할 때면 항상 '공명선거’ '선거관리위원회’를 새긴 표지를 달고 뛰었다. 전국을 누비면서 전한 진장환 계장의 마라톤 홍보도 그동안 선거에서 알림이 역할을 톡톡히 했을 것이다.

 

# 화려한 마라톤 기록들
하프코스와 풀코스, 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각종 기록과 수상을 거머쥔 진장환 계장은 울트라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마라톤맨이다.

울트라마라톤 그랜드슬램은 강화도에서 강릉 경포대까지 311㎞(국토횡단)와 부산 태종대에서 파주 임진각 망배단까지 537㎞(국토종단), 해남 땅끝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622km(국토종단)를 모두 완주하는 것을 말한다.

이 기록도 평범한 시민에게는 대단해 보이는데 울트라마라톤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진장환 계장은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꿈꾸기 시작했다.

국내에 622㎞이상의 초장거리 울트라마라톤대회가 더 이상 없기에 2008년 대한민국을 일주하는 1천500㎞울트라마라톤 대회를 만들어 개최한 것이다.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동해, 부산, 목포를 지나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오는 이 대회에서도 진장환 계장은 완주를 했다. 15일 9시간30분을 기록했다.
1천500㎞를 완주한 그는 또다시 도전할 기회를 찾았고, 2010년 2천500㎞에 도전했다.

대한민국 정중앙인 충주 중앙탑을 시작점으로 내륙과 해안으로 대한민국을 2바퀴 돌아 서울 광화문의 세종대왕상 앞으로 골인하는 대한민국순회 2천500㎞ 울트라마라톤을 27일 3시간1분 동안 달려 완주할 수 있었다.

27일 동안 하루에 밥을 다섯 끼 먹고, 운동화가 여섯 켤레 정도 달아 떨어지고, 길에 누워 쪽잠도 자고, 발에 잡힌 물집으로 고생하면서도 달리고 또 달렸다. 진장환 계장은 몸 관리를 어떻게 하냐는 말에 “음식은 안 가리고 뭐든 다 잘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다. 달리다보면 배가 많이 고프고 과일이 자주 먹고 싶다고 한다.  그럴 때면 먹을 게 없어 길에 보이는 쑥도 뜯어 먹고, 나무에서 떨어진 홍시도 주워 먹곤 했다. 한번은 밤중에 달리다가 배가 너무 고파 개 밥그릇에 있던 사료를 과자 대신이라 생각하고 먹은 적도 있다. 뛰는 것도 힘들고 배고픈 것도 힘들지 않았을까 싶은 날들 속에서 그래도 진장환 계장은 행복했을 것 같다.

 

# 멈추지 않는 도전
그의 도전에는 끝이 없는 듯하다.
대한민국의 모든 시청과 군청을 일주하는 5천㎞ 울트라마라톤 도전 계획이 그의 가슴 속에서 꿈틀거린다. 그 옛날 대동여지도를 만든 고산자 김정호를 떠올리며 세운 계획이다. 발로 뛰며 대한민국을 가슴에 품은 진장환 계장에게 대한민국은 작은 나라일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더 큰 나라, 더 힘든 레이스에 도전하고 싶다.

북미대륙을 횡단하는 5천100㎞ '루트66’ 레이스가 바로 그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작가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의 배경이 된 '루트66’은 미국인들에게는 마치 어머니와 같은, 미국의 희망을 상징하는 길이다.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에서 뉴욕까지 미국 13개 주를 관통하며 모하비사막과 아리조나사막, 그리고 로키산맥과 애팔래치아 산맥을 넘어야 하는 이 레이스는 마라토너들이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험난한 여정이다. 그래도 진장환 계장에게는 가장 가슴 설레고 기대되는 일이다

언제가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며 '루트66’을 달리는 그의 모습을 우리는 텔레비전에서 보게 될 것이다. 그의 도전정신이라면 그것은 이미 이루어졌다.

보은은 대한민국의 중심에 위치해 전국 어디든 거리가 멀지 않아 좋고, 사람들 정서가 좋다. 진장환 계장이 하는 말이다. 보은으로 발령을 받기 전 마라톤을 하면서 여러 번 다녀간 곳이기도 했던 보은에서 근무를 하게 됐다. 보은이 좋아 읍내에서 가까운 성주리에 집을 사 이사도 했다. 2남1녀 자녀들은 독립을 하고 부인 유서희(54) 씨와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매일 아침 삼년산성을 넘어 말티고개를 지나 속리산 상판리와 중판리, 속리터널을 거쳐 집까지 달린다. 벌써 보은 곳곳을 달려 지역 주민만큼이나 지리에도 훤해졌다.
진장환 계장에게 작지만 달리는 무대가 된 보은에서 그의 레이스가 멋지게 펼쳐지길 기대한다.
김춘미 시민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