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김이란씨의 하루
요양보호사 김이란씨의 하루
  • 편집부
  • 승인 2009.11.26 11:20
  • 호수 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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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양보호사 김이란씨가 어르신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은군노인장애인복지관 주가노호소를 담당하고 있는 요양보호사(1급) 김이란(47)씨의 하루는 바쁘게 시작된다.

시골에 내려온 지 3년이 넘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이 출근을 해서 복지관 주간보호소를 이용하시는 어르신들과 중증장애인을 모셔와야하기 때문에 아침 8시쯤 출근하여 주간보호소이용 스쿨버스에 오른다.

주간보호소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스스로 차에 오르고 내리지 못하기 때문에 부축을 하거나 안아서 차에 조심스럽게 태우고 안전벨트를 매어 드리는 것도 필수이다.

이렇게 보은군내, 회인면, 수한면, 삼승면 등에 계시는 어르신 및 중증장애인들 8명을 모셔오는데 약 1시간 30분~2시간정도 소요된다. 어르신들은 차에 오르는 것보다도 내리는 것이 더욱 어렵다. 이렇게 오전 10시쯤 복지관에 도착하면 주간보호소를 이용하시는 분들의 혈압과 당뇨를 체크 후 하루의 일과가 시작된다.

요즈음은 신종플루 때문에 어르신들의 발열체크와 손 소독은 필수다. 손 소독을 마친 뒤에 아침 차 대접을 하는 시간이다.

차도 당뇨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녹차를 다른 분들에게는 다른 차를 대접한다. 차를 마신 뒤 아침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주간보호소 이용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김미란씨의 재활에 의하여 매일 프로그램을 바꿔가면서, 어르신들을 즐겁게도 해드리고 차츰 잊혀 져 가는 기억들을 찾아드리기 위하여 치매예방 프로그램으로 숫자 맞추기, 색칠하기, 이름쓰기, 주사위놀이, 카드놀이. 즐거운 노래 부르기 등으로 다양하게 진행한다.

약 1시간의 오전프로그램 시간이 끝나면 점심식사시간이다. 식사 전에는 화장실에 다녀오는 것도 잊지 않는다. 혼자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이 있기 때문에 화장실이용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화장실 이용 후 점심식사 배식을 한다. 하루 중 가장 바쁜 시간이기도 하다. 식당에서 음식을 날라다 배식을 하고 혼자서 밥을 먹을 수 없는 중증장애인에게는 밥을 먹여주어야 한다. 식사 후 잔반 처리하랴, 정신이 없는 시간이다. 점심을 마치면 어르신들 양치시간이다. 혼자서 양치를 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양치를 해주는 것도 김 씨의 몫이다.

이렇게 점심시간이 지나고 오후1시부터 2시까지는 건강 운동실 이용시간이다. 어르신들에게 가장 중요한 운동시간도 김씨를 힘들게 하는 시간이다. 운동을 하러가기 싫은 어르신들이 미리부터 머리가 아프니, 어지럽니 하면서 발뺌을 하기 시작한다. 어린아이도 아니고 어르신들을 달래며 건강 운동실에 모시고 가서 수족 자전거, 러닝머신 다리운동, 팔운동 등 각자 어르신들에게 맞는 운동을 시킨다. 운동시간에도 잠시 한 눈을 팔수가 없다. 자칫하면 어르신들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약 1시간의 운동시간이 지나고 나면 오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후 프로그램은 오전프로그램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며 어르신들의 생일 때는 생일파티도 해준다.

25일, 수요일에는 주간보호소 어르신들에게 복지관에서 영정사진을 찍어드린다고 옷도 예쁘게 입고 머리도 예쁘게 하고 오라고 어르신들에게 부탁한다. 가끔 한 번씩 실례를 하는 중증장애인이 있는데 그 뒤처리를 하는 것도 김 씨의 몫이다. 요실금이 있어서 기저귀를 차고 계신분이 있어서 자주보고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것도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오후 프로그램이 끝나면 간식시간이 매일같이, 어르신들에게 간식을 드리고, 가까운 곳에 계시는 분은 직접 모셔다 드리고, 오후 3시 30분이면 어르신들 퇴근버스에 오른다.

퇴근도 오전 출근 때와 같이 어르신들을 모두 가족들에게 인도해주고 돌아온다.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가 지났다. 평소에 성격이 밝고 부지런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김 씨를 요양보호사 체질이라고 말한다.

부지런하고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내 부모 생각하듯 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이 있기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전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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